[손은정 변호사 특별연재-59호] 인생은 A BCDE!

참된 긍정의 힘: E를 알면 긍정의 C만 있습니다.

최윤정 편집장 | 기사입력 2019/01/08 [10:14]

[손은정 변호사 특별연재-59호] 인생은 A BCDE!

참된 긍정의 힘: E를 알면 긍정의 C만 있습니다.

최윤정 편집장 | 입력 : 2019/01/08 [10:14]
------ 지난 호에 이어서

그래서 2016년 중순 쯤부터 예전처럼 업무에 우선순위를 두고 내 인생을 꾸려나가는 것이 너무나 버거워지고, 업무의 양도 줄어들고, 아이들이 너무나 어리고, 도와주실 수 있는 부모님이나 친척들도 다들 지방에 계셔서, 이리 저리 육아와 일을 두고 휴직의 필요성까지 고민하면서 지내던 6월의 어느날, 갑자기 기존 고객인 유럽계 자동차제조 업체의 본사에서 지난 몇 해동안 대리해 왔던, 어느 정도 정형화된 무보증 사채발행이 아닌, 보다 복잡한 구조화 자산금융거래에 대한 신규의뢰가 들어왔다. 그 분야는 내 전문 분야는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관련성은 있는 분야였고, 지난 몇해 동안 같이 업무를 수행해 오면서 고객과 서로에 대한 신뢰도 쌓여 있었고, 다행히 그 분야 전문 변호사님이 마침 같은 팀에 계셔서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같이 그 업무를 도맡아 진행하기로 6월 말 즈음에 고객과 일정과 자문료 등을 확정하고 최종결정을 하였다. 그런데, 7월 말에 갑자기 동생이 사망하게 된 것이다. 동생이 죽고, 여러가지 여건상 장례를 치르는데 어느 정도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했고, 그 마음의 충격으로 나는 마음이 너무 복잡하고 힘들어서, 바로 휴직에 들어가고 싶었다.

그런데, 다른 여러 업무들은 다른 동료나 선후배님께 넘길 수 있었는데, 그 일만은 왠지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어떤 설명할 수 없는 의무감 같은 느낌이 들었고 그래서, 그 거래의 종결 (10월말)까지 힘든 마음을 붙잡고 다른 진행하고 있던 업무들과 같이 해야할 일을 차분히 처리해가며 최선을 다하였다. 특히 같이 그 업무를 진행하여 주신 다른 그 분야 전문 변호사님의 자상하신 배려가 정말 감사했고, 다행스럽게도 고객이 요청한 시간에 맞추어 거래가 잘 종결되었다. 그리고, 11월로 넘어가면서 되면서 드디어 회사에 개인적인 상황들을 설명드리고, 어렵게 휴직에 대한 논의를 드렸고, 감사하게도 윗분들의 배려로 12월부터 휴직 및 이제 다른 대안을 찾아보는 기회에 들어서게 되었다.

나는 지금도 이러한 일의 흐름, 그 유럽계 고객이 연락한 시기, 타이밍에 있어서 하나님의 정확하심에 깊은 감동을 받는다. 그냥 객관적으로 보기에는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으나, 내 개인적으로 그 때의 내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마치 일점일획의 오차도 없으신 하나님의 정확하심을 증명하는 한 사건으로서의 큰 의미가 있다. 내가 보는 그 타이밍을 조금 자세히 설명을 해 보자면, 우선 동생이 죽기 직전에 그 고객이 갑자기 연락을 주었고, 새로운 분야의 어려운 업무를 수임하는 결정을 하고, 마침 그 분야 초기 국내 법제화시기부터 직접 관여하셨던 전문 변호사님께서 우리 팀에 몇달 전에 조인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일 동생이 죽고 나서 그 업무 의뢰가 들어 왔다면 아마 나는 그냥 그 업무를 다른 변호사에게 인수인계해 버렸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이미 고객과 약속이 되어버린 그 업무가 아니었다면 나는 동생이 사망한 직후 그 사건을 핑계로 바로 휴직에 들어갔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다른 업무들은 내가 휴직에 들어가는데 문제가 될 만큼 꼭 내가 해야만 하는 그런 업무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에 전문 변호사만 400명이 넘는데 꼭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 있고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런데, 그 유럽계 고객의 업무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내가 책임지고 마무리 해주어야 하는 것이 고객에 대한 도리이고, 전문가로서 올바른 선택이라는 판단이 있었고, 그 일 덕택에 나 개인적으로도 매일 매일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기도 힘든 상심한 마음을 부여잡고 회사에 가서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집에 와서 아이들을 돌보면서, 조금씩 조금씩 마음의 힘을 찾아가는 내 모습을 발견하였다.

그뿐 아니라, 8월 초에는 갑자기 오랫동안 연락을 못드리고 있었던 어떤 대기업의 임원분이 시간적으로 매우 긴박한 일로 연락을 주셔서 몇일안에 꼭 처리가 되어야하는 급한 업무에 대한 요청을 주셨다. 우리 회사내에 그러한 긴박한 사정이 있는 경우 매우 신속히 처리를 해주실 수 있는 역량이 있으신 분들이 많아, 그 분들의 도움을 받아 정말 짧은 시간내에 도저히 불가능해보였던 문제가 매우 긍정적으로 해결될 수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러한 도움의 요청을 받고 나서 급하게 여러 높은 변호사님들과 연락을 드리면서 후속작업을 진행하면서, 그 문제를 도와드리는 것에 온전히 집중을 하면서, 나는 한편 동생에 대한 아픈 마음을 어느 정도 차분히 부여잡고, 무의식중에 위로하고, 안정시킬 수가 있었다. 그때 그 부탁을 받고나서 내 마음에는 분명히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부탁을 하신 임원분께 “제가 개인적으로 너무나 힘든 일이 있어서 죄송하지만 이 일은 조력해 드리기가 어렵습니다”라고 그냥 거절을 했거나,그냥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넘겨버렸을 수도 있었을 것이고, 그렇게 했다하더라도 나에게 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아마 네가 정말 힘든 상황에 있었으니까,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 라고 위로를 해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책임감을 가지고, 그러한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마무리를 하겠다고 결단을 내리고 그 업무에 집중을 하면서 내 마음에 힘도 생기고 나도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내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있어도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이 보람이 느껴지는 것을 보면서 “아,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 힘들어도 내가 포기보다 긍정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이 이런 의미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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