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몽 작가 특별연재-9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5/21 [09:56]

[박은몽 작가 특별연재-9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입력 : 2019/05/21 [09:56]

내가 원하는
새 세상으로 리셋하라


간절하다면
야망을 숨기지 마라

 

야심만만 뜨거운 남자 조조. 한나라 조정에 열정적으로 헌신하던 그는 오래가지 않아 자신만의 독자적인 길에 나서기 시작했다. 인재를 모으고 군사를 기르며 차근차근 힘을 기르던 그는 바로 천하로 눈을 돌렸다. 넓디넓은 천하는 주인 없는 땅으로 비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황제는 유명무실해졌고 한나라 중앙정부의 힘이 지방까지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각 지방에서 먼저 차지하는 사람이 땅 주인이 되는 시대였다. 당연히 조조의 야망은 천하로 향했다.
"썩어빠진 한나라를 부흥시키느니 차라리 새로운 세상을 내가 만들어 가리라. 그 누구도 나의 길을 막지 못한다!"
조조는 냉철한 책략가였다. 자신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간파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조정에서 동탁이 제거되고 그 잔당인 이각과 곽사가 난이 일어나 또다시 위기에 빠진 황제가 옛 도읍인 낙양으로 도주해 올 때 구세주로 나선 것이 바로 조조였다. 조조는 기를 쓰고 황제를 차지하려고 달려왔다. 황제를 구하고 정승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작은 군웅에 불과하던 조조가 제후들을 호령하는, 한나라의 승상 자리에 올라선 것이다. 조조는 자신의 뜻을 황제의 명이라는 명분하에 실행할 수 있게 됨으로써 조조만의 정통성을 만들어냈다. 황제의 명이라는 명분 뒤에 조조의 무력이 뒷받침되자 강력한 권력이 형성되었다.

 

1
난세의 간웅, 사람을 모으다
야심본색野心本色


반동탁 연대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조조는 남은 병력을 기반으로 동군에 자리를 잡고 수많은 인재와 장수들을 끌어모으며 힘을 길렀다. 그것은 동탁이라는 한 황실의 역적을 없애기 위한 것이 아니라 천하 통일이라는 자신의 야망을 위한 본격적인 첫 행보였다.

반동탁 연대가 실패로 돌아간 후 조조는 조정의 일을 떠나 지방에서 자신만의 길을 모색했다. 동탁의 횡포가 날로 심해지고 있었으나 조조로서는 자기 혼자만의 힘으로 동탁을 제거할 수 없었고 제후들 또한 뭉치지 않았다. 비록 지방에 있었으나 조조는 조정에 사람을 심어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주공, 사도 왕윤이 초선이란 절세미녀의 가기를 내세워 동탁과 여포 사이를 이간질하였다고 합니다."
"주공 여포가 드디어 사도 왕윤의 말에 따라 동탁을 모살했다 합니다."
"주공, 동탁은 제거되었으나 그 잔당 이각과 곽사의 무리가 난을 일으키고 사도 왕윤은 자결하였고 동탁의 양아들이었다가 동탁을 배신하고 죽인 여포는 진궁과 함께 도주하였다 합니다."
"주공, 이제 장안에서 이각과 곽사가 정권을 잡고 천자를 능멸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나라는 이제 이름만 있을 뿐 실제로 망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여기저기서 황건적 등 도적의 무리가 일어나고, 지방의 실력자들이 군사력을 바탕으로 땅을 차지하고 중앙의 통제를 받기는커녕 중앙을 위협하는 세력들로 커져만 갔다. 조조는 연주지방을 거점으로 하여 다시 자리를 잡았다.
조조는 황건적들을 토벌하는 과정에서 투항해 오는 군사를 자신의 군사로 받아들이고 백성들 가운데서 힘센 장정들을 뽑아 '청주병'을 만들었다. 이것은 동탁의 서량병 못지않게 조조 앞날의 핵심적인 발판이 되었다. 또한, 지혜와 학문이 뛰어난 책사들을 끌어모아서 핵심브레인을 만들어나갔다. 조조는 성공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파악하고 행동하는 데는 비상한 민첩함과 통찰력을 가진 인물이었다.
"수많은 책사와 장수가 모여들었다. 이제 서서히 더 넓은 곳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이다!"
조조는 천하로 눈을 돌렸다. 그의 꿈은 작은 데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두르지도 않았다. 그의 밑에서 간언하는 책사들의 의견에 따라 힘을 기르고 백성의 민생을 챙기면서 적당한 때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기회가 다가오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뭣이? 아버님이!"
연주에 자리를 잡은 조조는 대업을 시작하기 전에 아버지 조숭을 연주로 모셔오도록 했다. 큰일을 도모하기 전에 조조 자신의 보호가 미칠 수 있는 곳으로 아버지를 모시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조숭 일행은 연주로 오는 도중에 서주 지역을 지나다가 서주 자사의 환대를 받은 후 서주 군사들의 배웅을 받았는데, 그만 재물에 눈이 먼 군사들이 조숭과 그 일가족을 죽이고 재물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일어났다.
"으으흑! 아비를 죽인 원수와는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법!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를 갚지 않고서는 이 조조 살 수가 없다!"
서주는 풍요롭고 비옥한 땅이었다. 조조 출병의 목적이 서주를 차지하는 데 있는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분명한 것은 조조가 자신의 울분과 분노를 크게 드러내며 전 군대가 모두 하얀 상복을 입게 하고 아버지의 원수를 갚겠다며 서주로 달려간 것이다. 서주자사 도겸은 조조군의 기세에 놀라 친히 성 밖으로 나와 처음에는 화친을 도모했다.
"조 공, 부친이신 조숭 어른을 통해 조 공과 교분을 쌓아보고자 환대하고 또 재물과 부하들을 딸려 배웅한 것인데, 장개 놈이 재물에 눈이 멀어 그런 흉변이 생긴 것이오. 저의 본의가 아님을 헤아려 부디 분노를 거두고 용서하여 주시오."
도겸의 간청을 조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겉으로 도겸이 화친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미 전쟁 방비를 해두었음을 조조는 간파했다. 그리고 서주는 북쪽의 연주에서 자리를 잡은 조조가 중국대륙의 중원으로 나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지이기도 했다. 조조는 머뭇거리지 않고 자신의 야심을 드러내며 서주에 대한 맹공격을 퍼부었다.
"풀 한 포기도 나지 못하게 만들어라!"
그것은 피비린내 나는 도륙전과도 같았다. 그 소문은 다른 지역으로까지 퍼져 나갔다. 동탁 암살을 시도한 의인 조조가 간웅으로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서주 자사 도겸은 각지에 서주의 위급한 상황을 알리고 구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조조가 작정하고 덤비는 기세라 함부로 돕겠다고 나서는 제후들이 별로 없었다. 날로 세력을 키우기 시작한 조조를 적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유비가 공손찬에게 단 2천의 군사를 빌려 적은 군대를 이끌고 서주 도겸을 돕기 위해 나타났다. 먼저 유비는 도겸을 안심시키고 조조에게 다시 화친을 요청하는 서신을 보내왔다. 그 서신을 받고 조조는 화를 냈다.
"사사로운 원한은 뒤로하고 대의를 먼저 생각하라고! 이 건방진 놈 같으니라고! 하지만 이 유비는 역시 다른 인간들하고는 다르군. 그까짓 이천 병력을 가지고 죽을 자리로 들어와 당당하게 서신을 보내오다니…"
조조는 '서주'라는 땅이 자신의 손에 들어오기 일보 직전의 순간에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곳에서 큰 변수가 발생했다. 여포가 조조가 서주로 간 틈을 타 조조의 본거지인 연주를 공격해 온 것이다. 조조는 하는 수 없이 군대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여포 따위가 감히 내 본거지를 침략하다니! 이렇게 된 바에야 유비의 청을 받아들인 양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군사를 돌려라."
조조는 유비에게 답신을 보낸 후 군사를 수습하여 급히 연주로 돌아갔다. 동탁의 양아들이었다가 동탁을 배신하여 죽이고 진궁과 함께 지방을 떠도는 여포가 또다시 조조의 앞길을 가로막는 훼방꾼으로 등장한 것이다.
"내 오늘은 이렇게 돌아가지만, 여포도 서주도 가만히 두지 않겠다. 내 길을 막는 장애물이 있다면 결코 간과하지 않으리라. 난세는 영웅을 원한다. 그것이 간웅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조조의 청주병은 깃발을 휘날리며 바람처럼 연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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