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몽 작가 특별연재-14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6/11 [09:44]

[박은몽 작가 특별연재-14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입력 : 2019/06/11 [09:44]

 3
빼앗긴 기회는 반드시 되찾아라
기회독식機會獨食


조조의 세력이 커질수록 반대세력도 크게 일어나 조조는 공공의 적이 되었다. 그러나 조조에게는 대운이 따랐다. 조조 암살은 언제나 실패로 돌아갔고, 유비 또한 조조를 벗어나 조조의 서주를 취해버렸지만 조조는 금세 다시 서주를 되찾고 유비의 오른팔인 관우까지 사로잡았다.

유비가 떠난 후 허도에서는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생겼다. 그것은 황제의 장인인 동승 국구가 어의 길평과 함께 조조 암살을 도모한 것이다. 어의 길평은 조조의 진료를 보곤 했기 때문에 삼엄한 경비에도 불구하고 조조에게 다가갈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조조가 두통이 났을 때 탕제에 독약을 넣어 암살하려던 계획은 사전에 탄로가 났고 길평과 동승은 그 일족과 함께 처참하게 죽임을 당했다. 죽임을 당한 것은 길평과 동승뿐만이 아니었다. 조조는 황궁으로 군사들을 이끌고 갔다.
"폐하는 동승 국구가 역모를 꾀한 것을 모르셨습니까? 여봐라, 동승의 딸년인 동귀비를 끌어내라!"
조조의 장수들이 황제의 아이를 임신 중인 동귀비를 끌어냈다.
"승상, 승상! 살려 주시오. 귀비는 지금 홀몸이 아니잖소. 제발 목숨만이라도 살려 주시오." 헌제는 조조에게 매달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조조는 시신만이라도 보존해달라는 동귀비의 마지막 청만 받아들여 목을 베는 대신 목을 졸라 죽이도록 했다. 동귀비를 죽임으로써 조조는 자신의 야망을 거침없이 세상에 드러내고 자기에게 저항하는 자의 말로가 어찌 될 것임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10여 년 전 동탁 암살을 시도했던 30대의 조조는 이제 자신의 암살을 시도하는 적을 가차 없이 죽여 버리는 40대의 권력자가 되어 있었다. 암살사건을 정리한 조조는 다시 천하로 눈을 돌렸다.
"입만 열면 인의, 인의하던 유비가 가증스럽게도 나를 배신했다. 원술을 치고 내가 빌려준 군대로 나의 땅 서주와 소패를 점령해 버린 것이다. 이 유비 놈은 절대로 살려 둘 수가 없다. 훗날 강한 적수가 될 것이니 일찌감치 싹을 잘라야 한다. 서주를 탈환하라, 유비를 죽여라!"
조조는 20만 대군을 일으켜 서주 공략에 나섰다. 소패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강풍이 불어왔다. 그 바람에 조조의 진지에 세운 대장기가 쓰러졌다. 불길함을 느낀 조조는 군대의 행군을 잠시 멈추고 책사인 순욱에게 의견을 물었다.
"순욱, 이 바람이 불길한 것이 아닌가? 천문을 읽어보게."
"승상… 바람은 동남풍이었고 쓰러진 우리의 대장기는 초록색과 붉은색이었습니다. 하오니…"
순욱은 잠시 길흉을 점쳐 보더니 아뢰었다.
"불길하다고 할 것까지는 아니옵고 다만 오늘 밤 유비가 우리 영채를 급습하러 올 것입니다."
"하늘이 바람으로 우리에게 방비를 하게 하는구나. 하늘도 나 조조를 돕고 있음이야. 여봐라, 적의 기습에 대비하여 계책을 내라."
조조군은 야습에 대비한 방책을 단단히 세우고 유비군을 기다렸고 승패는 싸워보나마나였다. 세 갈래로 나누어 기습해온 유비군은 세 갈래 군사 모두 대패했고 조조는 서주와 소패를 다시 되찾을 수 있었다.
"유비의 행방은 어떻게 되었느냐?"
"유비, 장비, 자룡은 도주하여 행방을 알 수 없고 관우가 하비성에 남아 유비의 처자들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관우?"
조조는 관우를 잘 기억했다. 그 10여 년 전 반동탁 연합군을 결성했을 때 모두가 절절매던 동탁군의 화웅 장수를 데운 술이 식기도 전에 목을 따올 정도로 뛰어난 무공, 그리고 항상 유비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신중하게 행동하는 충성스러움을 말이다. 그래서 조조는 관우가 지키고 있는 하비성과 함께 관우를 얻고자 했다. 군사가 적은 데다 유비의 패전으로 사기가 저하된 하비성은 순식간에 조조군에게 넘어갔다. 조조는 장수 장료를 관우에게 보내어 설득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관우는 당당했다.
"그대는 나를 죽이러 왔는가 도와주러 왔는가? 당장 돌아가라. 나는 싸우다 죽을 것이다!"
장료는 조조가 지시한 대로 관우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관우 형님. 지금 죽으면 세 가지 죄를 짓게 되고 만약 살겠다면 세 가지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첫째, 관우 형님은 도원에서 한날 한시에 죽겠다고 맹세했는데 아직 다른 형제의 생사를 알 수 없으니 그 맹세를 어기게 되는 것이오, 둘째, 유황숙이 관우 형님께 맡긴 두 부인을 잘 돌보아야 하는 임무를 저버리는 것이오, 셋째, 쓰러지는 한나라를 부흥하겠다는 대의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오?"
" ! "
"그러나 만약 살아남는다면 첫째, 도원에서의 맹세를 지킬 수 있으며, 둘째, 유황숙의 두 부인을 보호할 수 있고, 셋째 무익한 죽음 대신 산목숨으로 천하를 위해 기여할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승상께 투항하시는 것이 모두에게 유익한 것이오."
관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장료에게 세 가지 조건을 달았다.
"알겠소. 그렇다면 나도 조건이 있소이다. 첫째, 나는 한나라의 신하이지 조조의 신하가 되는 것은 아니오. 둘째, 유황숙의 두 부인의 안위, 셋째, 만약 유황숙이 어디에 계신지 알게 되면 언제라도 나는 떠날 테니 그것을 막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셔야 하오."
조조는 관우의 조건을 수용하고 귀빈을 맞이하듯 패장이 된 관우를 환대했다. 그리고 관우에게 정성을 다해 관우의 마음을 얻고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고자 했다. 비록 서주 침략에서 조조는 유비를 죽이지는 못했지만 서주성과 소패, 그리고 하비를 되찾고 관우까지 얻었다.
"이제 서주를 되찾았으니 다시는 빼앗기지 않으리. 천하의 땅도 내 것이고 인재도 내 것이다. 감히 유비 따위에게 빼앗기지 않는다! 나 조조가 새 시대의 주인이 될 것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포토뉴스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1/2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