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몽 작가 특별연재-29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8/09 [08:46]

[박은몽 작가 특별연재-29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입력 : 2019/08/0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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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사람에게 기회는 온다
반전기회反轉機會


유비는 자신의 꿈과 목표를 향해 20년 동안 눈물의 세월을 보낸 사람이었다. 제갈공명을 만난 그는 마치 물을 만나 고기처럼 자신의 꿈을 펼쳐갈 자신감을 얻었다. 그것은 끝까지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채 때를 기다린 유비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였다.

조조는 허창을 중심으로 더욱 군대를 기르고 내정을 안정시키는 한편 남방의 형세를 살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첩보가 들어왔다.
"승상, 남방 형주의 신야에 있는 유비가 제갈공명이라는 군사를 들여 본격적으로 군사들을 모으고 훈련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후환을 남기지 않도록 하루빨리 제거해야 합니다."
조조는 유비의 책사로 있다가 허창으로 끌어들인 서서를 찾아 물었다.
"우리는 지금 유비를 공략하려 하는데, 제갈공명이란 자의 재주가 어떠한가?"
"제갈공명은 와룡선생이라고들 하는데, 유비가 만약 와룡을 얻었다면 이제 유비군을 얕보아서는 안 됩니다. 이는 범이 날개까지 단 격이요, 용이 승천할 두 날개를 펼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대의 재주와 비교하면 제갈공명은 어느 정도인가?"
서서는 웃으며 말했다.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옵지요. 내가 반딧불이라면 제갈량은 하늘의 둥근 보름달입니다. 어찌 그 빛을 비교하겠는지요? 제갈공명은 위로는 천문, 아래로는 지리, 민정에 밝고 육도를 통달하고, 기문둔갑까지 익힌 천하에 둘도 없는 재사이지요. 일찍이 수경 선생은 와룡과 봉추를 얻으면 천하를 얻을 수 있다고 했을 정도입니다."
"뭣이라!"
조조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렇다면 더더욱 빨리 제거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후돈은 10만 대군을 이끌고 신야로 가서 유비를 쳐라!'
당시 유비는 변변한 자기 땅도 없이 형주의 유표에게 신야라는 촌구석의 작은 성을 얻어 지내는 형편이었지만 북방을 통일하여 천하의 반을 가진 조조는 남방을 치기에 앞서 가장 먼저 유비를 제거하고자 했다. 그만큼 유비의 존재는 작으면서도 컸다.
'유비, 너는 언제나 세력이 없으면서도 나의 앞을 가로막았다. 여포를 치려 할 때는 여포와 붙어 있었고, 원소를 치려 할 때는 원소에게 가 있었지. 이제 남방 정벌의 대망을 이루려는데 너는 또 북방에서 남방으로 내려가는 중심 길목인 형주의 유표에게 붙어 있다. 너는 도대체 어떻게 된 인간인가? 너를 제거하기 전에는 나의 꿈은 언제나 모래성과 같으리라.'
조조의 대군이 몰려오자 신야의 유비는 제갈공명을 내세워 계략을 세웠다. 제갈공명은 모든 지휘권을 인계받아 명을 내렸다.
"조조의 대군이 이곳 신야에 곧 당도할 것이다. 신야 90여 리 밖에 박망성이라는 고개가 있다. 이 고개 왼쪽에는 예산이 있고 오른쪽에는 숲이 하나 있다. 관우는 그 숲에 1천 군사들과 함께 매복해 있다가 우리 군을 추격하는 적군이 오면 처음에는 나서지 말고 그대로 보내어라. 그 후 남쪽 산에 불길이 일 터인데, 그때 돌격하여 적군과 그들의 군량을 불태워라."
"장비는 숲 뒤의 골짜기에 매복하라. 남쪽 산에 불이 일거든 그때 움직여라."
"관평과 유봉은 박망성 양쪽에 매복해 있다가 적이 이르거든 불을 질러라."
"조자룡은 본군의 선봉에 서서 하후돈과 대결하라."
"옛! 군사! 반드시 하후돈의 목을 가져오겠습니다."
제갈공명이 호통을 쳤다.
"무슨 소리! 하후돈을 절대 죽이지 말고 절대로 기세를 드러내지 말고 져주면서 유인만 하면 된다. 전투는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하는 것이다!"
"주공께서는 군사를 이끌고 후방에 있으시다가 지원이 필요하면 나서면 됩니다."
제갈공명은 유비에게까지 명을 내리고 유비 또한 절대복종의 겸허한 자세로 명을 받았다.
"나는 성을 지키며 승전보나 기다리고 있을 것이오."
자존심이 상한 관우, 장비 등의 반발이 심했다. 그러나 하는 수 없이 출정했다. 조자룡은 제갈공명이 시키는 대로 하후돈을 약을 올리면서도 일부러 져주면서 적을 방심케 하고 유인했다. 가을바람이 거세게 신야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숲의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앞세운 군대의 깃발도 휘날렸다. 도중에 유비까지 변변치 못한 군사들을 이끌고 공격해 왔다가 도망가자 하후돈은 신이 나서 자꾸 따라붙다가 어느덧 밤이 되어 있었다. 주변에는 갈대밭이 나타났고 유비와 조자룡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바람은 더욱 거세지는데 갑자기 주변이 밝아지면서 사방에서 불이 붙었다. 조조군은 정신없이 도망가기 바빴다. 그러나 도망해오는 조조의 군사들을 박망산에서 매복하고 있던 관우가 돌격하여 적의 군량과 마초까지 불태우니 조조군은 완전히 전의를 상실하였고, 장비까지 나서서 도망하는 조조군을 일망타진했다. 조조군의 참패였다. 이 전투를 통해 관우와 장비는 제갈공명의 능력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선생, 선생의 계략은 한 치의 어긋남도 없었습니다. 조조군은 선생이 예상한 그대로 움직였고 그 결과 대승할 수 있었습니다."
조조군의 시체가 땅을 가득 메운 것을 보고 유비 또한 감개무량한 눈물을 흘렸다.
"공명, 내가 그대를 만났으니 무슨 걱정을 하랴. 수많은 전투를 하였지만 오늘과 같이 뜻깊은 승리는 없었소이다. 이것은 진정한 용병술의 승리이오. 그대는 나에게 조조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소."
유비는 다시 희망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직 남방에는 발을 들여놓지 못한 조조, 아직은 이름뿐이라도 한나라의 황제가 살아 있고,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볼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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