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몽 작가 특별연재-39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9/20 [09:38]

[박은몽 작가 특별연재-39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입력 : 2019/09/2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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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건 결전에서 양보는 없다
조유결전曹劉決戰


천하를 호령하던 조조와 때를 기다리던 유비가 한중에서 다시 만났다. 빼앗은 땅을 지키려는 자와 한나라의 옛 땅을 되찾으려는 자의 결투였다. 한평생 조조를 생각하며 칼을 갈던 유비는 지난날의 치욕을 일시에 씻으려는 듯 무서운 기세로 달려들었다.

허도에서 조조의 위세는 날이 갈수록 커져 황제의 그것을 훨씬 능가하고 있었다. 그럴수록 조조 암살을 기도하는 무리가 생겨났는데 복황후가 황제와 함께 조조 암살을 기도하다가 발각되었다. 복황후가 끌려가며 살려달라고 소리쳤지만 황제는 힘없이 이 말만을 할 뿐이었다.
"짐의 목숨도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없구려."
복황후를 매질로 죽이고 그 무리를 처단한 후 조조는 자신의 딸을 황후에 즉위시켰다. 그리고 다시 천하로 눈을 돌렸다. 조조의 위, 손권의 오, 유비가 차지한 서천의 촉. 천하는 이미 삼분되어 있었다.
조조는 손권의 오와 유비의 촉을 직접 치는 대신 아직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한중 지역을 공략하여 평정하였다. 유비 바로 옆으로까지 간 것이다. 당시 조조에게는 사마의(司馬懿)라는 인재가 있었는데 사마의가 조조에게 간언했다.
"지금 기세를 몰아 유비의 촉을 공략해야 합니다. 유비가 서천 지역을 차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서천 땅을 얻을 기회입니다. 그들이 힘을 키우고 안정된 다음에는 도모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러나 조조는 한중전을 치르느라 군사들이 지쳐 있다며 몇몇 장수들에게 한중을 맡기고 자신은 대군을 이끌고 허도로 돌아가 버렸다. 조조가 한중 땅까지 평정하자 조조의 신하들은 황제에게 조조를 왕으로 삼아달라고 요청했다. 신하들의 협박같은 요청에 밀린 황제는 조조에게 위왕의 작위를 내렸다. 위왕의 자리에 오름으로써 조조는 사실상 새로운 왕조를 개창하였다.
그러는 사이 유비는 서천과 형주를 기반으로 군사를 길렀고 마침내 친히 장수들을 이끌고 한중으로 진격해 들어왔다. 유비의 침략을 당한 조조는 한탄했다.
"한중을 차지했을 때 서천으로 가서 유비를 치지 않은 것이 한스럽구나!"
조조는 지난 일을 후회하며 대군을 이끌고 허도를 출발해 한중을 향했다. 그러나 제갈공명의 병법과 지략이 뒷받침하고 있는 유비 군은 곳곳에서 조조의 장수들을 압도했고 마침내 조조와 유비는 직접 끌고 있는 장수, 군사들과 함께 한중에서 대결전의 날을 맞이했다.
"평생토록 역적 놈을 토벌하는 날만을 기다렸다. 조조는 듣거라. 황제를 능멸하고 황후를 때려죽이면서 자기 일신의 영화만을 일삼는 역적과는 단 하루도 한 하늘 아래 살 수 없다!"
"이 귀 큰 놈아. 그 옛날 동탁 연합군에 들어왔을 때 누가 너희 형제들에게 무예를 떨칠 기회를 주었느냐? 여포에게 쫓길 때 누가 너를 거두어 살려 주었느냐? 자기가 위급할 때는 허리를 굽히고 의탁해 오더니, 힘이 생겼다고 은혜를 원수로 갚느냐? 그러고도 네가 인의를 내세우는 군자란 말이냐?"
"이 유비 하늘에 맹세코 역적의 목을 베어 선친의 영정 앞에 바치고 살아계신 황제의 한을 풀리라!"
"어림없는 소리! 인의를 가장한 위선자에게 조조의 땅은 한 치도 빼앗길 수 없으니 각오하라!"
서로가 결사항전의 각오를 불태운 전쟁이었지만 한중 결전의 최종 승자는 유비였다. 조조의 군사는 여기저기서 유비의 군사들에게 깨졌고 조조 자신도 겨우 목숨만 건져서 한중을 버리고 달아나기에 바빴다. 그것은 10여 년 전 적벽에서의 패배만큼 참담한 것이었다. 손권과 유비가 있는 한 조조는 천하를 통일할 수 없었고, 조조와 손권이 있는 한 유비는 천하를 다 가질 수가 없었다.
조조를 몰아내고 한중을 차지한 유비는 천하에 이름을 드날렸다. 형주, 서천에 이어 한중을 가진 유비는 이미 손권의 세력을 능가했고 조조와 쌍벽을 이루게 되었다.
위세를 떨치자 유비의 신하들은 제왕의 자리에 오를 것을 권하였다.
"주공, 이제 주공의 위세가 형주에 서천, 동천(한중)까지 거느렸으니 마땅히 제왕의 자리에 올라 백성들을 다스려야 합니다."
인의를 표방해온 유비로서는 그러한 신하들의 청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아직도 허도에 천자가 계시니 우리는 모두 한나라의 신하인데 어찌 내 맘대로 왕위에 오른단 말이오? 천자의 조칙이 없다면 절대로 도모할 수 없는 일이오."
제갈공명이 설득에 나섰다.
"조정은 조조의 손바닥에 들어가 있으니 천자께 상주한다고 해도 제대로 조칙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어찌 법도만 고집하겠습니까? 잠시 형편에 따라 권도(權道)를 따르십시오. 주공께서는 황제의 숙부가 되시고 황실의 종친인데 왕을 칭한다 해서 크게 법도에 어긋나지 않습니다. 역적 조조가 위왕을 칭하고 참담한 일을 행했는데 유 씨 성을 가진 주공께서 지금 자리에 머물러 있다면 오히려 한나라를 욕되게 하는 것입니다."
유비는 못 이기는 척 제갈공명과 신하들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219년 유비는 한중왕을 칭하며 의장을 갖춰 입고 왕관과 옥새를 받았다.
"한중왕 만세, 만세 만만세!"
유비는 곧 신하들의 벼슬을 높이고 장자 유선을 후사로 정하는 등 왕국의 체제를 갖추어 나갔다.
이제 천하 통일과 한나라 중흥의 꿈은 그리 멀어 보이지 않았다. 손권을 따돌리고 앞서 나가며 조조와의 결전에서 승리한 유비는 넘치는 자신감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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