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재-22호] 손용헌 목사의 『네가 왜 거기 있느냐』

손용헌 목사의 신앙간증집

박한진 발행인 | 기사입력 2023/01/17 [08:54]

[특별연재-22호] 손용헌 목사의 『네가 왜 거기 있느냐』

손용헌 목사의 신앙간증집

박한진 발행인 | 입력 : 2023/01/17 [08:54]

 3) 어머니의 희생

백방으로 치료에 전념했으나 전혀 나아지는 기미가 없었다. 특히 어머니의 정성은 극진했다. 백방으로 수소문하여 눈에 좋다 하면 천릿길도 마다 않고 찾아가 무슨 수로든 구해 오셨다. 자식을 위한 일이라면 아무것도 아까울 것이 없는 분이셨다.


나는 어머니를 존경한다. 어머니는 8남매나 되는 자녀를 훌륭하게 길러 내신 분이다. 어머니는 꽃을 좋아하셨다. 언젠가 어머니께 무슨 꽃을 제일 좋아하시느냐고 여쭤 본 적이 있었다. 목화꽃이 제일 좋다 하시기에 별로 예쁘지도 않은 목화꽃이 뭐 그리 좋으시냐고 되물었다. 어머니는 가을에 목화 열매가 말라 껍질이 벌어지고 그 속에서 하얀 솜이 피어나면 그 감촉이 포근하고 마치 하얀 꽃송이 같아서 제일 좋다고 하셨다. 듣고 보니 정말 우리 어머니 마음씨 같은 꽃이어서 친근한 생각이 들었다. ‘나도 어머니같이 맑고 깨끗하고 순결한 마음으로 살리라.’


그런 어머니 밑에서 나는 사물의 이치를 자연스럽게 터득해 갔고, 인정이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차츰차츰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비둘기같이 순결하라” 하셨던가 보다.
이토록 순결하고 깨끗한 성품에 유달리 모성애가 강하셨던 어머니께서 사랑하는 아들이 병에 걸려 투병생활을 하고 있으니 오죽 가슴이 미어지셨으랴!


그러던 어느 해 몹시 추운 겨울날, 어머니는 외가댁에 좋은 약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약을 구하러 가셨다. 외가댁은 면천면 죽동리라는 곳이었는데, 후미진 배미산 기슭에 자리잡은 산골이었고, 어렸을 땐 호랑이도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하던 곳이었다. 그곳에 가려면 눈티고개라는 험한 고개를 넘어가야 하는데, 한겨울 눈이라도 올라치면 웬만한 장정들도 마다할 만큼 대단히 험준한 곳이었다.


어머니는 그런 험한 눈티고개를 넘어 약을 구해 가지고 눈 속을 헤치며 오시느라 장시간 눈 속에 발이 젖는 바람에 동상에 걸려 겨우내 고생하셨고, 그 후에는 관절염이 발생하여 몸져 눕게 되셨다. 집안에 환자가 둘이 생기고 보니 우리 집은 점점 침통하고 어두워져 갔다. 날로 더해 가는 근심과 고통 속에서 도무지 헤어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절망이 집안에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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