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재-91호] 손용헌 목사의 『네가 왜 거기 있느냐』

손용헌 목사의 신앙간증집

박한진 발행인 | 기사입력 2023/11/07 [09:47]

[특별연재-91호] 손용헌 목사의 『네가 왜 거기 있느냐』

손용헌 목사의 신앙간증집

박한진 발행인 | 입력 : 2023/11/07 [09:47]

 4) 변동교회에 대하여

 

대전시 대사동 충무체육관 근처 2층에 세를 얻어 처음 개척교회를 시작하였다. 1983년 3월 영생교회라는 이름으로 창립예배를 드렸다. 창립하기까지 여러 성도들의 많은 수고를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으나, 물심양면으로 열과 성을 다해 봉사한 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뭉클하고 감사한 마음 금할 길 없다.
그러나 자기 집 짓고 자기가 상 받는 격이 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구체적인 사례는 열거하지 않기로 하겠다. 다만 교회 밖에서 수고하신 분들은 기억하고 싶다. 그런 분들 중 전세로 교회 건물을 마련하기까지 고마운 분이 있어 글을 올린다. 나의 고등학교 동창 안정헌 장로의 이야기다.


안 장로는 고등학교 때 학생회장이었고, 나에게는 가장 친한 친구였다. 당시는 서울 세검정감리교회 집사로 헌신하고 있었다. 우리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로 연락이 끊겨 소식을 모르고 지내다가 개척할 무렵에 소식이 오가면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내가 개척한다는 것을 알고 교회를 도울 마음으로 자신이 받은 달란트를 이용하여 교회를 도왔다.
안 장로는 재주가 많은 좋은 친구이다. 공부도 잘하고, 말도 잘하고, 글도 잘 쓰고, 노래도 잘한다. 그 중에서도 붓글씨를 잘 쓴다. 이를 이용하여 성구 서예 작품 약 40여 점을 교회에 기증했다. 나는 화랑을 빌려 전시회를 가졌고, 며칠 만에 작품은 모두 소화되었다. 교회 장소로 세를 얻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음은 말할 필요가 없으리라. “안 장로 고마워요!” 성역에 동참함을 먼저 하나님께 감사로 영광 돌리며 친구에게 감사를 전한다. 그것이 기초가 되어 오늘의 변동장로교회가 이루어졌다.

 

또 한 가지 나와 관련된 간증을 하련다.
교회를 개척할 당시 예배할 때 사용할 악기가 없었다. 집에는 피아노가 있었는데 몇 년 전에 구입한 것이었다. 당시엔 피아노가 있는 집도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 집은 딸이 셋이고, 큰딸이 피아노를 배우고 있기에 한 대 구입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여 어느 교회 장로님을 통해 피아노를 구입했다.
집안에 피아노가 있으니 꽤나 부한 집 같았고 사랑하는 딸들에게 좋은 선물이라 생각되었고 아빠로서 할 일을 한 것 같은 흐뭇한 마음도 들었다. 건반도 눌러 보았다. 딸이 피아노를 치는 것을 듣기도 했다. 사랑하는 어린 딸이 피아노 건반을 누를 때에 들려오는 아름다운 음악 소리는 신기하게 들렸고 귀엽기도 했다.
그러던 중에 교회를 개척했으니 피아노를 교회에 바치고 싶은 생각이 난 것이다. 갈등이 왔다. ‘딸들이 실망하지 않을까,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으나 아내와 의논하여 교회로 옮겼다. 아이들에게는 미안했다. 그러나 주님 앞에 한 것이니 후회는 없었고, 교회에서 울려퍼지는 피아노 소리는 집에서 듣는 것보다 더욱 아름다웠다. 감사했다.


그러나 집 안 피아노가 있던 자리는 엉뚱한 물건으로 채워졌고, 피아노 소리가 사라지자 어색하기까지 했다. 아이들에게는 죄를 지은 것 같았다. 그러나 한편 하나님을 먼저 생각하는 것도 가르치는 기회라 생각하면서 위로를 받았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무렵 서울에 사는 안정헌 집사(현재는 장로)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피아노를 한 대 가지고 내려가는 중이니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밤 10시 이전에는 도착할 것이라 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내려가서 하자고 했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도 전화는 매정하게 끊겼다. 아내에게 말했다.
“피아노를 가져온대.”
주어가 빠진 말이었다.
“누가? 안 집사? 정말이야? 웬일이야!”


우리 부부는 기다렸다. 기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시간은 느리게 갔다……. 자동차가 대문 앞에 서는 소리만 나면 아내는 부리나케 나가 보았다. 여러 번 하던 중에 드디어 피아노를 실은 차가 브레이크를 밟았다. 사람들 소리가 났다. 친구였다. 잠시 후 기사와 친구의 힘쓰는 소리와 함께 차에서 내려진 피아노는 꼼짝 못하고 현관으로 옮겨졌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예수님이 어떻게 아시고 이렇게 좋은 선물을 주시는가.


나는 친구에게 급히 물었다. “웬 피아노야?” 교회 집사님이 이민을 가시는데 피아노를 꼭 필요한 사람에게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시기에 내 생각이 나서 가지고 왔다고 했다. 감사했다. 예수님께 감사, 피아노 주신 분께 감사. 친구에게 감사.
나는 또 한 번의 깊은 체험을 한 셈이다. 하나님은 결코 무관심 하시지 않고 보상하시는구나. 하나님 나라에서 영원히 나의 피아노 소리는 울려퍼질 것이고, 교회에서는 우리가 드린 피아노 소리가 울려퍼지고, 이 땅에서는 믿음의 행위에 대하여 덤으로 주신 피아노 소리가 우리 집을 메운다. 아이들이 기뻐했다. 나도 아내도 하나님이 주신 피아노이니 내가 산 피아노보다 더욱 값진 것이라고 감사하고 기뻐했다. 할렐루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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