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몽 작가 특별연재-11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5/29 [11:49]

[박은몽 작가 특별연재-11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입력 : 2019/05/29 [11:49]

 3
때로는 편법도 필요하다
편법지지便法支持


혼란의 시대, 원칙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가? 조조는 목적과 승리를 위해 때론 편법을 사용하기도 서슴지 않았다. 그에게는 이기는 것이 최고의 선이었고, 원칙에 얽매이지 않았기에 자유로웠다. 조조는 원술을 토벌할 때도 죄 없는 부하의 목을 베어 병사들의 폭동을 막는 계책을 이용해 승리에 다가갔다.


한나라의 수도를 허도로 옮긴 조조는 황제의 이름을 빌려 천하의 제후들을 호령했다. 정치적으로 우세한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또한, 조조는 천하의 인재를 계속해서 받아들이는 한편, 농민들이 스스로 살길을 마련할 수 있는 둔전제(屯田制)를 시행하여 식량난과 군량미 문제를 해결했다. 이제 중국의 북방에서 원소에게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은 조조였다.
그런데 엉뚱한 곳에서 야심의 본색을 드러낸 인물이 있었다. 바로 원술이 스스로 황제를 칭하고 자신의 나라를 세운 것이다. 원술은 원소의 사촌 동생으로서 반동탁 연대에 참여했다가 흩어진 후 회남 지역을 중심으로 세력을 키운 인물이었다. 땅은 넓고 곡식이 많아 수십만 군대를 거느리고 있었다. 원소만 못하였으나 자못 위세가 등등하여 섣불리 칭제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아직 한나라가 살아 있는데 자신만의 제국을 공포하고 나선 것은 주변을 적으로 만드는 일이었다. 특히 조조를 건드렸다. 한나라의 최고 관직인 '승상(丞相)'이 되어 있는 조조로서는 원술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었다.
197년 조조는 허도를 떠나 원술이 있는 회남을 향해 출정했다. 조조는 원술이 있는 수춘성에 다다라 총공격을 했지만 원술은 성문을 닫아걸고 전투에 응하지 않으며 시간만 끌었다. 17만 조조 대군이 먹어치우는 군량은 어마어마 한 것이어서 조조는 하루라도 빨리 전투를 끝내야 했지만 원술은 그런 조조의 상황을 간파하여 시간만 끌었고, 수춘성이 워낙 거성이어서 쉽사리 무너지지 않았다. 초조해지는 것은 오히려 조조였다.
원술과 대치한 채 별다른 전과도 없이 날짜만 보내고 있던 어느 날, 군량 창고를 담당하는 왕후가 들어와 조조에게 보고를 했다.
"승상, 군량이 다 떨어져 갑니다. 이제 며칠밖에는 버틸 수 없습니다."
"배급량을 줄이게."
"그러면 군사들의 불평이 대단할 텐데요?"
"그때는 나도 생각이 있다."
배급을 줄였더니 일시에 군사들의 불평불만이 터져 나왔다. 전쟁터에 나와 배불리 먹고 힘을 내 싸워야 하는 군사들이었건만 먹는 것이 부실하니 모든 원망이 조조를 향하게 되었다. 급기야 병사들은 믿었던 조조 승상이 자기들을 속이고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다며 분위기가 험악해지기 시작했다. 그즈음 조조가 다시 군량 창고 담당자인 왕후를 불렀다.
"내 자네에게 어려운 청이 하나 있네."
"승상께서 소인에게 부탁할 것이 있다니요."
"성난 병사들을 진정시키고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 자네의 도움이 필요하네."
"말씀하시지요. 무엇을 해드리면 되겠습니까?"
"자네의 목을 내놓게."
"네?"
왕후는 기절할 듯 뒤로 나자빠졌다.
"저... 저는 죄가 없습니다요!"
"그건 내가 잘 알지. 군량을 줄이라고 한 것은 바로 나니까 말이야. 하지만 자네가 죽지 않으면 17만 병사들을 어떻게 진정시키나? 병사들을 진정시키지 못하면 이번 전쟁은 실패야. 왕후… 내가 자네의 남은 식솔들을 돌봐주고 자네 자식들의 앞날을 끝까지 책임질 것을 약속하네."
"승상… 사… 살려 주십시오!"
조조는 침통한 표정으로 눈을 감으며 소리쳤다.
"여봐라. 왕후를 끌어내어 참수하라."
끌려가면서도 왕후는 살려달라고 소리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리고 잠시 후 군사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공포가 있었다.
"군량을 도적질 한 죄로 왕후를 참수했다. 조조 승상은 절대로 군사들을 홀대하지 않으신다."
왕후의 목이 장대 위에 높이 매달려 있었다. 군사들은 조조에 대한 의심을 풀고 다시 늘어난 배급을 받으며 사기가 높아졌다. 군사들을 배불리 먹인 조조는 총공격의 명령을 내렸다.
"이제 수춘성을 함락시켜라. 뒤로 물러서는 자는 목을 베리라!"
조조는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서 직접 흙을 나르고 참호를 팠다. 그리고 성벽 바로 아래에 서서 뒤로 물러서는 아군들이 발견되면 목을 베었다. 후퇴해도 죽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군사들은 죽을 각오를 하고 성벽에 달라붙었다.
"성벽을 무너뜨려라. 성벽을 깨버려라. 앞으로 나가라. 뒤로 오면 목을 베리라!"
조조는 계속해서 고함을 질러댔고 치열한 전투가 서서히 조조의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원술은 이미 성을 빠져나가고 없었지만 조조는 수춘성을 함락시켰고 또 철저히 파괴했다. 이제까지 다른 성을 점령했을 때는 약탈을 금하던 조조였지만 수춘성에서만큼은 악랄한 정도로 치열한 전투를 치렀다.
"수춘성의 모든 것을 파괴하고 한의 황제를 능멸한 원술의 장수들을 모두 죽여라!"
그것은 죄 없는 부하의 목을 베면서까지 수세에 몰렸던 것에 대한 분노였다.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편법도 필요하다. 난세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권모술수도 필요하다. 원칙대로만 해서 어떻게 이길 수 있단 말인가. 선한 것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것이 가장 선한 것이다. 승리하는 자만이 새로운 세상을 건설할 수 있으리라! 세상 사람들아 나를 난세의 간웅이라 맘껏 비웃어라. 그래도 천하는 내 것이다!"
황제를 칭하고 제왕의 야욕을 일찌감치 드러냈던 원술은 조조에 막혀 일순간에 무너졌다. 원술의 세력을 꺾은 조조는 그 다음 행보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포토뉴스
유은혜 부총리, 광명시 우수교육정책 현장 방문
1/10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