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몽 작가 특별연재-12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5/31 [10:47]

[박은몽 작가 특별연재-12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입력 : 2019/05/31 [10:47]

 누가 새 시대의
주인이 될 것인가

 

천하는 드넓고 강산은 아름다웠다. 그 아름다운 곳에 태평성대는 언제 다시 올 것인가. 조조는 난세의 천하를 통일하여 태평성대를 만드는 새 시대의 주인이고자 했다.
유비는 도원결의를 하고 세상에 나온 이후 별다른 성과가 없다가 뒤늦게야 서주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조조의 연주를 침략했다가 패배한 여포는 다시 서주의 유비에게 가서 의탁했는데, 유비를 배신해 버렸다. 유비와 여포가 전투를 하는 사이 조조가 서주지역을 취해 버리자 유비는 하는 수없이 조조에게 투항했다. 여포를 죽이고 중원의 중심인 서주를 차지한 조조는 유비라는 거물을 절대 놓아주지 않고 가둬두고자 했다. 조조는 이렇게 논할 만큼 유비를 호적수로 여겼다.
"천하에 영웅은 그대와 나 둘뿐이다!"
하지만 유비를 오래 가둬둘 수는 없었다. 유비는 조조의 적이 되는 원술을 토벌하겠노라고 군대를 빌려 나가서는 원술을 토벌한 후 조조에게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조조의 서주를 차지해 버렸다.
하지만 조조는 즉각적으로 유비의 배신에 행동을 개시했다. 직접 대군을 이끌고 가서 서주를 다시 빼앗아버린 것이다. 이로써 조조는 중원 통일의 본격적인 발판을 마련하였고, 유비는 또다시 떠돌이 신세가 되어서 '한나라 중흥'의 꿈은 실로 요원해 보이기만 할 뿐이었다.

 

1
장애물은 제거하고 정적은 내 편으로 만든다
여포사냥呂布사냥

 

"사람 중에는 여포요 말 중엔 적토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포는 용맹한 장수여서 천하의 제후들도 함부로 하지 못했다. 그러나 천하야망을 가진 조조에게 유비가 호적수였다면 힘만 셀 뿐 미련하고 포부가 없는 여포는 거추장스러운 장애물이었다. 조조는 길들이기 어렵고 거추장스러운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여포사냥에 나섰다.

조조는 허도를 중심으로 우선 중국대륙의 북방을 통일하고자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방지역의 최강자인 '원소'라는 관문을 넘어야 했는데, 그것은 꽤 힘겨운 관문이 될 터였다. 그러니 원소와의 대결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다른 적들을 먼저 제거해야 했다. 조조는 우선 책사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책사들이 의견을 말했다.
"지금 원소를 공격하는 것은 시기상조입니다. 원소를 공격하러 가면 그 틈을 타서 여포가 우리 허도를 노릴 게 분명합니다. 그러니 우선순위는 여포이지요. 여포를 제거해야 원소와의 결전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제멋대로인 호랑이를 어떻게 없애면 되겠는가?"
"지금 소패에 있는 유비를 끌어들여 여포와 싸우게 하는 겁니다. 그리고 여포에게는 진궁이라는 책략가가 있으니 진궁과 여포의 관계를 무너뜨려야 여포가 판단력을 잃고 날뛰게 될 것입니다."
조조 역시 책사들의 생각과 같았다. 조조는 곧 진규, 진등이라는 부자를 첩자로 매수하여 서주성이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했다. 여포는 힘만 셀 뿐 지혜가 없어서, 여포의 모든 지략은 진궁에게서 나왔는데 조조와 내통하는 첩자들의 감언이설로 인해 두 사람의 관계가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여포는 진궁보다는 조조의 첩자인 진규, 진등을 더 신뢰하게 되었다. 미련하고 우쭐대기 좋아하는 여포가 감언이설과 아첨에 능한 진규, 진등 부자에게 쉽게 넘어가 버린 것이다.
얼마 후 조조가 바라던 대로 여포가 소패로 쳐들어가 유비하고 전투를 벌이게 되었다. 조조는 이 기회에 여포를 제거하고 서주를 차지할 욕심에 유비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지원군을 이끌고 서주로 향했다. 조조가 소패에 다다를 무렵에는 이미 유비가 여포에게 소패를 빼앗긴 다음이었다. 그러나 조조는 유비와 협공하고 첩자 진규, 진등의 도움으로 손쉽게 소패와 서주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하하하. 드디어 서주를 얻었구나. 하지만 아직 여포가 살아 있으니 이 승세를 몰아 여포를 잡으리라."
여포는 조조군에게 참패하고 하비성으로 몸을 숨겼는데 조조는 추격하여 하비성까지 함락시키고 여포를 잡았다.
"승상, 살려 주시오. 나를 살려주면 천하를 평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오. 승상… 살려 주시오."
"여포를 끌고 가 목을 베어라.
"살려주시오. 살려 주시오! 승상!"
여포 수하에 있던 장료라는 장수가 끌려 들어오다가 여포에게 소리쳤다.
"여 장군, 사나이답게 죽을 일이지 목숨을 구걸해서는 아니 되오. 마지막까지 당당하게 가시오!"
자못 기개가 당당하여 조조는 그를 유심히 보았다. 그런데 목숨을 구걸한 여포와는 달리 당당하게 죽겠다는 장료에게 조조는 사뭇 달랐다.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나는 장료다. 이 역적 조조야, 너를 죽이지 못한 게 천추의 한이다. 어서 나를 죽여라!"
조조는 껄껄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바닥으로 내려가더니 밧줄에 묶인 채 무릎이 꿇려진 장료를 일으켜 세워 자신의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장료, 그대는 적장이지만 죽이기에는 아까운 장수다. 재주가 있는 자는 무릇 천하를 위해 써야 하는 법, 내 그대를 중용할 테니 이제 여포는 잊고 나를 위해 일해다오."
그것은 정중한 부탁과도 같았다. 장료는 패장인 자신을 죽이기는커녕 떠받드는 조조에게 감화하여 눈물을 흘리며 충성을 맹세했다.
"승상…! 흐흐흑… 패장을 환대하시니 이 장료 승상께 충성을 맹세합니다!"
조조는 여포의 책사였던 진궁 역시 살리고 싶었다. 젊은 시절 조조가 동탁을 암살하려다 실패하고 도주할 때 목숨을 구해주었지만 조조가 여백사를 살해하는 것을 보고 길을 달리한 진궁. 비록 떠나간 사람이었지만 조조는 진궁의 지략과 지모만큼은 잘 알고 있었다.
"진궁, 내가 불의하다 하여 떠나더니 어찌하여 여포와 같은 자와 한 배를 탔나? 여포가 의인이란 말인가?"
"여포는 미련하고 포악하나 단순한 만큼 또 정직하다. 두 마음이 없고 언제나 한 가지 마음이니 간교하고 겉과 속이 다른 간웅과 어찌 같겠느냐? 만약 여포가 진규 진등의 아첨에 넘어가지 않고 끝까지 내 말을 들었다면 오늘과 같은 패전은 없었을 것이다!"
"진궁, 나는 그대를 죽이기를 원치 않네."
"목을 베어라. 간웅에게 목숨을 구걸하지 않겠다."
"진궁, 그대에게는 노모가 있지 않나? 또한 혼자 남는 처는 어떻게 할 것이며 아직 장성하지 않은 자식들은 아비 없는 운명을 어찌 겪을지 생각해 보았나?"
"조조, 그대가 천하를 논하는 대장부로서 어찌 남의 부모를 해치고 남의 자식을 죽여 후사를 끊겠는가? 비록 간웅이라 해도 그리하지 않으리라 믿네. 내 노모와 식솔들의 목숨이 그대 손에 달렸다. 자, 이제 어서 나를 죽여라!"
"진궁…"
조조는 두 눈을 감았다. 그리고 진궁을 참수하라 명을 내린 후 다음과 같은 명을 덧붙였다.
"진궁의 노모와 처자를 허도로 모시고 살 곳을 마련해 주어라. 이를 소홀히 하는 자는 목을 벨 것이다!"
198년 조조는 서주 지역의 일을 모두 마무리하고 허도로 개선했다. 그리고 개선하는 그의 곁에는 유비가 함께 있었다. 여포의 배신으로 서주를 잃은 유비는 조조에게 의탁하게 된 것이다. 서주의 백성들은 조조 앞으로 나와 "유비 공이 다시 서주를 다스리게 해달라고"고 조조에게 간언했지만 그럴수록 조조는 유비를 서주에 남겨 둘 수는 없었다. 호랑이를 키울 수는 없는 법이었기 때문이다. 여포라는 호랑이를 잡은 조조는 더욱 막강한 호랑이로 자랄 유비를 우리에 가두기 위해 황제를 알현시키겠다며 허도로 데리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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