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몽 작가 특별연재-17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6/24 [20:35]

[박은몽 작가 특별연재-17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입력 : 2019/06/2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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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포가 커야 사람들이 따른다
대인배승勝


원소의 대군을 척결한 후 원소 진영에서 조조 진영의 사람들이 원소와 내통했던 문서들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조조는 그것을 캐지 않고 모두 불태우라 명하고 불문에 부쳐버렸다. 내통을 했던 사람들은 조조의 대인배다운 모습을 몰래 지켜보면서 새로이 충성을 다짐했다. 조조의 남다른 배포는 조조의 또 다른 힘이었다.

원소군을 몰아내고 조조는 원소군의 본진을 차지했다. 그곳에는 원소군이 미처 가져가지 못한 금은보화와 서책, 문서들이 가득했다. 조조는 장수들에게 금은보화를 상으로 나눠주고 그간의 수고를 위로했다. 그런데 정체를 알 수 없는 편지 더미가 발견되었다.
"승상, 편지 더미가 발견되어서 확인해 본 결과…."
부하가 말을 흐렸다.
"무엇이냐?
조조가 날카롭게 되물었다.
"이 편지 더미들은…. 우리 장수들이 원소와 주고받은 것입니다. 그동안 내통해온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갑자기 조조 진영이 술렁대기 시작했다.
"아니, 우리 중에 그런 배신자가 있다니."
"승상, 이 자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색출하여 군율에 따라 처단해야 합니다."
"목숨을 걸고 싸우는 사람이 있는데 혼자만 살겠다고 저울질하며 적과 내통하는 자는 살려 두어서는 안 됩니다. 죽여서 본을 세워야 합니다."
"맞습니다. 색출해서 죽여야 합니다."
"한번 보십시오."
부하가 내미는 편지를 조조는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읽지 않겠다. 원소는 나보다 강했다. 군대의 규모가 가지고 있는 땅이 크니 자원의 규모도 어마어마했다. 원소와의 결전을 앞두고는 나도 마음이 흔들리고 불안했다. 내가 그랬는데 하물며 수하의 장수들은 오죽했겠느냐? 인간은 누구나 약해질 수 있다."
사람들은 조조의 뜻밖의 모습에 어리둥절해 했다. 조조는 이렇게 명했다.
"이 편지들을 모두 불태워라!"
"아니, 승상. 이름이라도 밝히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제 와서 들추어보았자 인재만 잃을 뿐이다. 앞으로 이 일은 다시 논하지 마라. 모두 불태워 버려서 원소와 내통한 일은 불문에 부칠 것이다!"
아무도 원소와 내통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러나 배신자들 스스로는 조조의 배포와 용서의 마음에 고개를 떨구며 충성을 다짐했다.
원소는 패배하여 기주로 돌아갔다가 다시 각지에서 군사를 모아 20여만 군대로 조조를 공격해 왔다. 두 군대는 창정에 서로 대치하며 진을 쳤다.
"원소가 또다시 대군을 만들어 왔고 우리 군은 아직 힘이 부족하다. 계책을 세워보라."
조조는 언제나 책사들에게 계책을 내도록 했고 경청했다. 인재의 말은 절대로 무시하는 일이 없었다. 정욱이 나서서 계책을 올렸다.
"승상, 이번에는 십면매복(十面埋伏) 계책을 써보십시오. 우선 군사를 강가로 물린 뒤 군사를 매복시켜서 원소군을 강가로 유인하는 것입니다. 깊은 강물이 뒤로 하면 우리 군사들은 죽기 살기로 싸울 테고 그러면 원소군의 기세를 이기고 승리할 수 있습니다."
"배수의 진을 치라는 것이군…."
위험이 따르긴 했지만 조조는 정욱의 계책에 따라 군사를 매복시키고 원소의 진을 야습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극하여 강가로 유인했다. 승세를 잡은 줄 착각한 원소군은 계속해서 강가로 조조군을 추격해 왔고 급기야 강가까지 왔다. 조조는 원소군의 추격을 피해 달려오는 자신의 군사들을 향해 외쳤다.
"뒤는 황하다. 더 물러나면 물에 빠져 죽는다. 모든 군사는 죽기를 각오하고 싸워라!"
도망갈 길이 없는 조조의 군사들은 기를 쓰고 싸웠고, 전세는 역전되었다. 원소군은 또다시 쫓기는 신세가 되어 조조군을 피해 달아났다. 조조군의 악착같은 추격으로 원소의 군사들은 갈수록 수가 줄어들었고 급기야는 20만이 훌쩍 넘던 군대가 고작 1만여 명으로 줄어들었다. 원소는 울분을 토했다.
"저 환관 자식 놈 따위에게 사세삼공의 자손인 내가 이 꼴을 당하다니…! 으으윽!"
분노와 울화를 참지 못한 원소는 급기야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 원소의 마지막이 얼마 남아 있지 않았다.
70만 대군의 위용을 자랑하는 원소군을 맞아 관도에서 큰 승리를 거둔 데 이어 다시 침공해 온 원소의 대군을 완전히 박살내 버린 조조는 승리의 기쁨에 취했다.
"사세삼공의 자손이면 뭐하느냐? 네가 무시하던 환관의 자식인 조조가 너를 이겼다! 가문과 신분을 자랑하더니 네가 무시하던 환관의 자식에게 당했구나. 천하는 가문이 높은 자가 아니라 포부가 큰 영웅이 가지는 것이다! 이제 천하의 반은 내 것이다!"
원소와의 결전에서 최종 승자는 조조였다. 이로써 조조는 원소의 세력을 꺾고 하북의 최강자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 조조에게 패한 원소는 피를 토하고 앓다가 결국 죽어갔고 그 아들들은 서로 후계자 자리를 놓고 이권 다툼을 하느라 원소 가문은 점차 몰락해 갔다.
조조는 원소의 본거지인 기주를 손에 넣고 원소 아들들의 땅을 모두 평정하는 등 북방을 통일하였고 그에 따라 군사도 계속 늘어났다. 허도로 돌아온 조조는 이제 남쪽으로 눈을 돌렸다. 강동에는 새파란 젊은 군주 손권이 있었고 그 바로 옆에는 형주의 유표가 있었다.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원소를 무너뜨린 조조에게는 늙은 유표나 새파란 애송이 손권은 그다지 어려운 상대가 아니었다. 문제는 유비였다. 아직 땅 하나 차지하지 못했지만 조조가 가는 곳에는 어김없이 나타나 훼방을 놓는 유비. 조조는 유비를 예의주시하면서 남방통일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관도대전
官渡大戦


중국 후한 말 관도에서 조조와 원소가 벌인 큰 전투이다. 관도대전은 그 이후의 적벽대전, 이릉대전과 함께 중국 삼국시대의 흐름을 결정지었던 중요 전투이다. 조조는 관도에서 원소와 격돌했는데, 당시 원소의 군은 조조의 10배에 달했다. 하지만 조조의 계책과 기습이 성공하여 승리할 수 있었다. 조조는 이후 원씨 세력을 완전히 제거하고 중국 북방지역을 거의 통일하면서 최강자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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