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몽 작가 특별연재-27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7/30 [09:58]

[박은몽 작가 특별연재-27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입력 : 2019/07/30 [09:58]

 오래 기다린 사람은 올라가는 힘이 세다!


어둠이 가장 깊을 때 새벽은 온다

 

살면서 누구에게나 한번은 기회가 온다.
유비 역시 마찬가지였다. 20년 동안 패하기만 하고 쫓겨 다니기만 하던 유비에게 기회는 한 사람과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도원결의를 통해 천하제일의 용장인 관우와 장비를 얻었던 유비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브레인이었다. 조조에게는 용장들은 물론이고 지혜로운 문사들이 많이 있었지만, 유비에게는 장수들만 있었던 셈이다. 아무리 훌륭한 무장을 가지고 있어도 지혜와 책략을 세울 책사가 없다면 힘을 기를 수가 없었다. 그런 유비에게 인재 발탁의 대가인 수경 선생은 이렇게 충고해 주었다.
"와룡과 봉추, 두 사람 중 한 사람만 얻어도 천하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유비는 자신의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매달렸고 마침내 제갈공명을 얻을 수 있었다. 유비 인생의 큰 그림을 그려줄 천재와의 만남이었다.

 

1
우연한 만남이 큰 운명을 만들 수 있다
이룡해후二龍邂逅

 

유비는 자신의 운명이 왜 이리 잘 풀리지 않는 것인지 답답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꿈을 포기할 수도 없었다. 그 절박한 때에 유비는 한 현자를 만났다. 그는 오랜 세월 못 속에 갇혀 있는 잠룡인 유비에게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용을 얻어야 한다는 것을 깨우쳐 주었다.

채모 일당에게 쫓기다가 적로를 타고 계곡을 뛰어오른 유비는 어느새 깊은 산 속으로 접어들었다. 죽음의 위기를 막 넘긴 유비는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다. 형주의 유표에게 의탁하며 살면서 그 집안일 에 휘말려 목숨까지 위험에 처하자 처량하기 이를 데 없었다. 정처 없이 가다나 한 오두막 앞에 다다랐다. 안에서는 그윽한 거문고 소리가 들렸는데 잠시 후 그 소리가 멈추더니 한 노인이 나왔다.
"나는 수경이라 하오. 누구시오?"
"저는 유비라 합니다."
"유비! 유황숙이란 말이오? 잘 오시었소. 그런데 공께서 큰 위기를 넘기셨구려."
"선생, 어찌 한눈에 알아보십니까? 사실 저는 오늘 채모의 병사들에게 쫓기어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 적로가 나를 태우고 계곡을 뛰어올라 기적적으로 살 수 있었습니다."
"말이 영웅을 알아보는구려."
두 사람은 안으로 들어가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수경은 초야에 묻혀 사는 현인이었고 사람을 보는 통찰력이 뛰어나 인재 발굴 능력에 특출하다고 전해지는 인물이었다.
"유황숙! 공처럼 인품과 포부를 갖춘 영웅이 어찌하여 아직 빛을 보지 못하고 대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소?"
유비는 고개를 숙였다.
"하늘의 뜻이 저에게 있지 않은 모양입니다. 포부는 있으나 그것을 이룰 방법이 없고, 이렇게 남에게 얹혀사는 신세로 세월만 보내고 있으니..."
"어찌 하늘의 뜻이라고만 하겠소? 하늘의 뜻은 때가 되면 열리는 법일 뿐. 내가 보기에 유공께는 사람이 없소이다."
"아닙니다. 저에게는 관우, 장비, 조자룡과 같은 맹장이 있고, 손건, 미축, 간옹 등의 인물이 문사로 도와주고 있습니다."
수경 선생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관우, 장비, 조자룡이 천하의 명장임은 분명하나 장수만으로는 천하를 얻을 수 없소이다. 세상의 이치를 꿰뚫고 경영할 수 있는 머리가 필요하오."
"선생. 이 유비에게 가르침을 주십시오."
"유황숙, 이곳 형주 일대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런 동요가 떠돌고 있소. 마침내 하늘의 뜻으로 돌아가니 웅크렸던 용이 하늘로 치솟네…. 이것은 바로 유황숙을 말하는 것이오."
유비는 안타까운 눈빛으로 수경 선생에게 되물었다.
"제가 그런 일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선생, 저는 지난 20여 년 동안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다른 영웅들은 모두가 자신의 꿈을 펼쳐 나가는데 저는 뒤처져서 땅도, 군대도 얻지 못했습니다. 어찌하다 뭔가 일이 될 듯도 할 때가 있었지만 결국 모두 실패했죠. 그러니… 저 같은 사람이 승천하는 용이 될 수 있겠습니까?"
수경 선생은 그런 유비를 마주 보며 웃었다.
"허허허. 유황숙. 날아오르려면 날개가 필요하지요. 한 가지만 말해주겠소. 천하의 인재가 많으나, 와룡과 봉추 이 두 사람 중 하나만 얻을 수 있다면 천하가 유황숙의 것이오!"
"와룡과 봉추?"
"그렇지요. 와룡과 봉추!"
수경 선생은 끝내 와룡과 봉추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말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와룡과 봉추라는 이름은 유비의 가슴 깊은 곳에 박혔다. 유비는 그날 밤 수경 선생의 오두막의 침상에 누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와룡과 봉추라는 자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단 말인가? 이제 남아 있는 유일한 희망은 출중한 인재를 얻어 다시 도전해 보는 것뿐이다. 인재를 얻지 못한다면 나의 인생도 한나라 중흥이라는 내 꿈도 헛된 몽상으로 사라질 뿐이다.’
아직 얼굴도 본 적이 없는 두 사람을 생각하며 가슴이 설랬다. 그 사람을 어디 가서 만날 수 있을지, 마음이 급해졌다. 유비는 어떤 일이 있어도 지략이 뛰어난 인재를 얻어야겠다고 결심하면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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