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몽 작가 특별연재-34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8/30 [09:49]

[박은몽 작가 특별연재-34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입력 : 2019/08/3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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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는 주인을 가려서 섬긴다
인재복심人才腹心


조조는 적벽대전을 앞두고 방통이라는 인재를 만났다. 천하제일의 천재라 불리는 방통이 연환계라는 계책을 조조에게 가르쳐 주자 조조는 승리를 장담하며 기쁨에 젖어들었다. 그러나 방통은 조조의 사람이 될 운명은 아니었다. 방통의 마음은 한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유비에게 가 있었다.

"우리는 손권의 동오만큼 수전에 강하지 못하다. 오래전부터 수군을 키우고 전선을 만들어 이렇게 막강한 수채를 건설했지만… 장강을 제집 드나들듯 훈련해온 동오군의 수전 능력을 만만히 볼 수가 없다. 그런데다 화살 10만 개를 제갈공명에 속아 빼앗겼으니…."
조조의 수심은 하루하루 깊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손권, 유비 동맹군 측에 은밀히 보냈던 세작이 돌아오면서 한 사람을 데리고 왔다.
"승상, 비록 아무것도 캐오지 못했으나 그보다 더 귀한 선물을 승상께 모시고 왔습니다."
"그게 누구인가?"
"바로 방통 선생입니다."
"방통!"
조조는 벌떡 일어나 지극한 예우로 손님을 맞이했다. 와룡과 봉추 중 한 사람만 얻으면 천하를 얻을 수 있다고 수경 선생이 말했는데 와룡은 제갈공명을, 봉추는 이 방통을 말한 것이었다. 조조는 방통을 자신의 사람으로 삼고 싶어 했는데, 방통은 먼저 강가에 늘어선 조조의 진영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위용이 가득한 조조 군의 포진과 성곽처럼 견고하고 웅장한 수채를 돌아보고 방통은 감탄했다.
"명불허전이라더니 승상의 용병이 가히 귀신같습니다."
천재 방통에게 칭찬을 들으니 조조는 더욱 으쓱해졌다. 두 사람은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조조는 인재를 얻은 기쁨에 방통은 조조군의 실상을 파악하는 주도면밀함으로 내민 술잔이었다. 당시 조조군 내에서는 토사병이 돌고 있었는데 이를 간파한 방통이 조조에게 서서히 자신의 수를 가르쳐 주기 시작했다.
"승상, 한 가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승상의 포진은 완벽하나 한 가지 흠이 있지요. 토사병도 그래서 돌고 있는 겁니다."
"뭐라고? 그렇다면 선생, 나에게 가르침을 주시오."
"장강은 원래 대강이라 조수가 드나들며 풍랑이 많습니다. 배가 심하게 흔들리니 군사들이 토사병에 걸릴 밖에요. 하오니, 크고 작은 배들은 30 또는 50척씩 단위를 정해 서로 꼬리와 뱃머리를 쇠사슬로 탄탄하게 묶어 놓으십시오. 그렇다면 마치 물 위에 만들어 놓은 뭍과 같아서 흔들림이 없어지니 토사병도 사라지고 병사들이 마치 육지전을 치를 때처럼 자유롭게 싸울 수 있습니다!"
"옳거니!"
조조는 무릎을 탁 쳤다. 오랜 고민거리를 해결할 방안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조조는 당장 명을 내렸다.
"쇠사슬과 쇠못을 만들어서 배들을 연결하라! 다시는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게 말이다!"
병사들 또한 지긋지긋한 뱃멀미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며 흥이 나서 움직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조조 수채의 배들은 쇠사슬로 서로서로 단단히 연결되어 어떤 풍랑이나 바람에도 조금도 흔들림이 없는 견고한 성곽으로 서 있게 되었다. 끝없이 펼쳐지는 배들의 성곽을 바라보며 조조는 감개무량했다.
'원소와 대치할 때 나는 원소의 책사였던 허유를 얻음으로써 원소군의 군량이 오소에 있다는 기밀을 입수하여 원소를 이길 수 있었다. 지금 이 막막한 적벽에서 손유 동맹군과 대치하고 있는 이때 방통이라는 천하제일의 인재를 만났으니 하늘의 뜻이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닌가!'
드디어 손유 동맹군과 결전을 벌이고 강동을 손에 넣을 때가 되었다고 조조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결전을 앞두고 병사들의 사기를 높일 겸 연회를 베풀었다. 장강의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수채에서 조조군은 흥에 겨워 술잔을 나누었다. 조조 또한 술에 취해 시를 읊었다. 젊은 시절부터 시에 재주가 있어서 전쟁터를 누비면서도 시를 짓곤 하던 그였다. 강동 쟁취를 눈앞에 둔 그는 자신의 온 수채에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로 시를 읊었다.


"술잔 잡고 노래하니 우리 인생 얼마나 되랴.
비유컨대 아침 이슬 지난날에 고생도 많았지.
무엇으로 시름 풀거나, 오직 술이 있을 뿐이로다.
산은 높기를 마다치 않고 바다는 깊기를 싫다 않네.
주공처럼 인재 대하면 천하의 인재가 모두 돌아오리."


서서히 장강의 물줄기 위에 붉은 피 냄새가 번지기 시작하고 있었고 방통은 이미 조조 진영을 몰래 빠져나가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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