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몽 작가 특별연재-35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9/03 [10:44]

[박은몽 작가 특별연재-35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입력 : 2019/09/03 [10:44]

 4
하늘을 감동시켜야 성공할 수 있다
막판한수手


언제나 모든 일의 완성은 하늘에 있었다. 조조와 원소의 결전도 하늘의 뜻이 조조에게 있던 결과였고 적벽에서의 대전 역시 하늘의 뜻이 있는 곳에 승리가 있을 것이었다. 제갈공명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제단을 쌓고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다. 하늘의 도우심을 구하는 것 그것이 제갈공명의 마지막 한 수였다.

어느 날 전망대에 올라 조조 진영을 바라보던 주유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노숙이 당황하여 제갈공명을 찾아왔다.
"의원도 병을 알 수가 없다고 하오. 마음의 병이라니…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공명은 빙그레 웃었다.
"내게 한 가지 비책이 있긴 하오만…"
"공명이 의술도 아시오? 함께 가보십시다."
노숙은 급히 공명을 이끌고 주유에게 갔다. 공명은 종이에 한 가지 비책을 적어 주유에게 올렸는데 그것을 받아 읽은 주유의 창백하던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다.
'조조를 깨뜨리려면 화공을 써야 하리. 그런데 모든 것이 준비되었건만 동풍이 빠졌구나…. 이럴 수가 공명이 내 마음을 꿰뚫어보고 있다!'
공명이 창백해진 주유에게 말했다.
"대도독, 지금은 겨울이라 서북풍만 불고 동남풍은 불지 않습니다. 서북풍이 불 때 화공을 쓰면 그 불길이 우리 아군 쪽으로 되돌아오니 어찌 조조를 치겠습니까? 제가 비록 재주가 없지만, 기문둔갑을 조금 아오니 동남풍을 불러오고자 하는데 어떠신지요?"
다 죽어갈 것처럼 창백하던 주유가 벌떡 일어섰다. 공공의 적 조조의 침략을 바로 눈앞에 두고서 주유도 제갈공명과 한마음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공명은 장강 가에 있는 남병산에 높이 아홉 자에 3층으로 된 칠성단을 쌓아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군사 120명이 깃발을 들고 그곳을 에워싸게 했다. 칠성단이 완성되자 제갈공명은 목욕재계하고 그 칠성단에 올라가 밤낮으로 제사를 지내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러 날이 지나도록 바람의 방향은 바뀌지 않았다. 주유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바람을 관찰했다. 바람이 불어도 바람이 불지 않아도 주유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조조를 깨뜨릴 수 없었고, 바람이 불면 바람까지 일으키는 제갈공명을 제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었다.
드디어 제갈공명이 약속한 날 밤, 바람을 따라 서북쪽으로 휘날리던 깃발들이 갑자기 멈추고 고요가 맴돌았다. 바람이 잠시 자더니 이내 곧 다시 일어났다. 조금씩 들썩이던 깃발들 사이로 갑자기 큰 바람이 휙하고 지나갔다. 깃발이 마구 휘날렸다. 동남쪽이었다.
"대도독, 대도독! 바람입니다. 동남풍입니다!"
주유는 벌떡 일어났다.
"됐다! 출동이다. 역적 조조를 잡으러 가자! 전군 출동이다!"
주유는 함성을 지르고 군사들의 사기를 높이는 한편 은밀히 명을 내렸다.
"동남풍이 불기 시작했으니 이제 제갈공명은 필요 없다. 귀신같은 재주를 가진 공명을 살려두었다가는 강동이 위험해지니 빨리 가서 그를 죽여 버려라!"
주유의 장수들이 제갈공명을 죽이러 칠성단으로 갔을 때 공명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동남풍이 불기 시작하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공명은 바로 칠성단을 빠져나와 강가로 갔다. 그곳에는 공명의 명을 받고 조자룡이 배를 대기하고 있었다. 공명은 조자룡과 함께 배를 타고 유유히 떠나갔다. 배 위에서 공명은 자신을 추격해온 주유의 장수들에게 소리쳤다.
"지금 조조와의 결전을 눈앞에 두고 있거늘 어찌 나를 좇는가? 가서 주유에게 전하라. 동남풍이 불고 있으니 어서 조조나 죽이러 가라고. 나는 강하에 있는 나의 주공 유황숙에게 돌아가니 훗날 다시 돌아오겠다고."
한편, 강동의 젊은이들이 기름을 잔뜩 실은 배를 끌고 짙푸른 장강을 유유히 헤치며 앞으로 나아갔다.
"가자, 적벽을 향하여. 가자 조조를 죽이자!"
"조조를 죽이자!"
군사들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 강 맞은편에 있는 조조 수채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강동 군의 북소리와 함성이 강을 흔들며 적벽에 가 닿았다. 기름을 잔뜩 실은 강동의 화선이 조조의 수채 깊숙이 파고 들어갔다. 조조의 수채는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불길이 옮겨붙기 시작하자 모든 배가 한꺼번에 화통을 뒤집어쓴 꼴이 되었다. 배들이 쇠사슬로 단단히 이어져 있었기 때문에 배는 순식간에 번져나갔다. 방통이 조조에게 가르쳐준 한 수는 조조의 승리가 아니라 조조의 패배를 위한 교묘한 연환계였던 것이다.
"불이야!"
조조의 군대가 불길 속에서 우왕좌왕하는 사이 유비와 주유의 군대가 수륙 양군을 휘몰아 총공격을 감행하자 조조의 군대는 불길 속에서 변변히 손도 써보지 못하고 대부분 몰살당했다. 혼이 나간 조조는 자신의 야망이 불길 속에서 울부짖는 것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승상을 호위하라! 승상을 호위하라!"
조조는 얼마 안 되는 패잔병들을 이끌고 작은 길을 따라 도주했다. 천하통일의 야망을 위해 마지막 모든 열정을 쏟아 부으며 이룩한 조조의 성곽이 붉은 불길 속에서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장강의 물결도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조조의 83만 대군은 불길 속에서 비명을 질러댔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포토뉴스
문화재청, 담양 관매도 후박나무의 링링 피해
1/10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