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몽 작가 특별연재-40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9/27 [13:16]

[박은몽 작가 특별연재-40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입력 : 2019/09/27 [13:16]

작은 성공에 자만하면 큰 것을 얻을 수 없다

 

조조는 유비와 손권의 동맹에 막혀 끝내 남방을 평정하지 못했다. 조조에 비해 후발주자인 유비는 손권과 동맹하여 조조를 막는 한편, 형주, 서천, 한중을 차지함으로써 조조와 쌍벽을 이루는 거대 세력으로 성장했다. 적벽대전 당시 손권과 그 신하들에게 멸시 당하면서도 동맹을 맺어 겨우 명맥을 유지해야 했던 유비는 이미 손권의 세력을 능가하게 된 셈이었다.
유비의 세력이 예전의 그것과 달라졌듯이 유비 또한 예전의 유비가 아니었다. 유비는 제갈공명, 조자룡 등 자신의 한 몸과 같이 여기는 신하들이 만류하는 동오원정을 감행했다. 물론 관우의 복수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그것은 유비가 천하에 대한 야망을 거침없이 드러낸 전쟁이었다. 손권이 허리를 숙여 화친을 청했지만 유비의 거침없는 행보를 막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독단에 빠진 유비는 이전만큼 현명한 판단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동오의 젊은 인재인 육손의 지략에 밀려 대패했다. 그 결과 백제성으로 도피하여 다음과 같은 유조를 남기고 최후를 맞이했다.
"아들아, 악한 일은 아무리 작다 하여도 해서는 아니 되며, 착한 일은 비록 작다고 해도 마다하지 마라. 모든 일은 제갈공명 승상께 의논하고 그분을 아버지처럼 섬겨라. 너희 형제들은 무엇이든 승상께 물어서 행하기를 거듭 당부하노라."
한중왕까지 승승장구했던 유비의 교만이 부른 결과였다. 천하 통일의 대망은 남아 있는 영웅들이 자웅을 계속해서 겨루었다.

 

1
꿈을 택할 것인가 정을 택할 것인가
관우복수關羽復讐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한 법이다. 유비와 도원결의 형제들과의 남다른 우애가 유비의 성공에 큰 기여를 했지만, 오히려 그 우애가 승승장구하던 유비의 말년 운세를 꺾어 놓았다. 관우를 죽인 동오에 대한 지나친 복수심으로 이성을 잃고 모두가 말리던 동오 원정을 감행한 것이다.

한중왕이 된 유비는 형주 지역을 지키고 있는 관우로 하여금 조조의 땅으로 북벌을 명했다. 관우의 승전보가 유비가 있는 서천지역의 성도로 전해졌다.
"관우 장군께서 조조의 칠로군을 강물로 휩쓸어 크게 승리하셨습니다!"
"장하다! 형주의 상황은 어떠한가?"
"관우 장군께서 북벌 전쟁을 하는 동안 봉화대를 쌓아 손권 측의 침략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음… 역시 관우는 훌륭한 장수로다!"
그러나 왠지 유비는 마음이 편치 않고 불안하기만 했다. 불안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날 밤, 유비는 이상한 바람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누군가 유비의 방안에 들어와 있었다.
"누구냐?"
"형님…."
"아우 아닌가? 승전보는 들었네. 형주는 어찌하고 이곳 성도까지 왔는가?"
"형님….이 아우의 한을 풀어주십시오. 흐흐흑!"
"아우, 왜 그러는가? 말 좀 해보게!"
그러나 관우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사라졌다. 그리고 불안한 예감처럼 얼마후 급보가 들어왔다.
"관우 장군이 형주를 비우고 조조와 대전하는 사이 동오의 군대가 급습해 왔습니다. 앞뒤로 적을 맞이한 관 장군께서는 고전하다가 동오의 군사들에 변을 당하셨습니다. 끝까지 항복하지 않고 절개를 지키다가 결국 목이 떨어졌습니다! 흐흐흑!"
유비는 정신을 잃었고 정신을 차리고 깨어나면 통곡하기를 반복했다.
"관우와 도원결의하기를 한날한시에 죽자고 했건만 이리 비참하게 혼자 보내다니. 나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손권 이놈! 반드시 손권의 목을 따서 관우의 혼령을 위로하고 이 한을 풀리라!"
관우가 패전함으로써 유비는 동오의 손권에게 형주 지역을 빼앗기고 관우마저 잃었다. 유비는 슬픔에 젖어 있다가 병까지 얻었다. 이미 유비의 나이가 적지 않았다. 조조 역시 마찬가지였다. 220년 조조는 66세의 나이로 최후를 맞이했다. 조조는 마지막에 이런 말을 남겼다.
"생전에 많은 사람을 죽여 원한을 샀다. 사람들이 나의 무덤을 파헤칠까 염려되니 성밖에 가짜 무덤 72개를 만들어 사람들이 내 시신을 찾지 못하도록 하라…."
조조가 죽은 후에 그의 아들 조비가 왕위를 이어받았고, 조비는 얼마 지나지 않아 헌제를 폐위시키고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올라 국호를 '위'라 했다. 조조는 끝까지 스스로는 황제의 자리에 오르지 않았지만, 아들에게 황제가 될 길을 닦아주고 떠난 셈이었다. 조조의 아들 조비가 헌제를 폐함으로써 한 많은 한나라의 역사도 완전히 끝이 났다.
한나라가 망하자 유비 또한 황제의 자리에 올라 한의 정통을 계승한다는 명분으로 국호를 '한(漢:蜀漢)'이라 하였다. 221년 황제가 된 유비가 가장 먼저 선포한 것은 바로 '손권 정벌'이었다.
"짐은 관우, 장비와 도원결의를 맺었다. 손권이 짐의 형제를 죽이고 내 땅을 빼앗아갔으니 이 원수를 갚지 않고서는 단 하루도 마음 편히 살 수가 없다. 온 나라의 군사를 일으켜 동오를 정벌할 것이니라!"
제갈공명, 조자룡은 물론이고 많은 신하가 반대했다.
"폐하, 한나라의 원수는 조조이지 손권이 아닙니다. 도원결의 원수를 치는 것은 사사로운 의이나, 한나라를 멸망시킨 위나라를 치는 것은 공의라 할 수 있습니다. 전하께서는 부디 공의의 길로 가시어 백성의 마음을 저버리지 마시옵소서."
그러나 이미 유비는 이전의 유비가 아니었다. 천하를 도모하는 황제의 위엄을 내세우고 있었다. 때마침 장비의 병사들이 장비에게 매질을 당한 것에 앙심을 품고 장비를 암살한 후 그 목을 가지고 동오로 도주하는 일이 일어나자 유비의 결심은 더욱 확고해졌다.
"내 형제들의 원소는 손권이다. 손권을 치리라, 동오를 정복하리라!"
슬픔에 젖은 유비는 손권을 향해 이를 갈며 복수의 칼을 갈았다. 그것이 천하 통일의 꿈을 향한 것인지 아니면 사사로운 인정과 분노에 의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유비의 분노는 그 옛날 아버지의 죽음을 빌미로 서주의 도겸을 침략하던 조조와 너무나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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