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몽 작가 특별연재-42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기사입력 2019/10/04 [09:40]

[박은몽 작가 특별연재-42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입력 : 2019/10/0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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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영웅은 언제나 새로 등장한다
폭풍오열暴風嗚咽

 

적벽에서 조조의 대군을 화공으로 전멸시켰던 동오의 손권은 그로부터 15년이 지나서 유비의 대군을 이릉에서 화공으로 전멸시켰다. 무서운 기세로 상승세를 타던 유비는 그곳에서 꺾이어 오열하면서 최후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고 천하 통일의 대망은 젊은 영웅들에게 남겨졌다.

제갈공명의 지시를 받은 마량은 유비가 있는 이릉 일대로 미친 듯이 달려갔다. 하지만 마량이 달리고 있는 그 시간 동오 진영에서는 뜨거운 함성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형제들 그동안 우리는 치욕을 오랫동안 참아왔다. 나는 전하의 명을 받은 이래 한 번도 유비군을 공격하지 않았고 백전백패를 거듭하며 물러서 주었다. 그것은 최후의 승리를 위한 후퇴였을 뿐이다. 드디어 때가 되었다!"
육손의 우렁찬 목소리가 동오 진영에 쩌렁쩌렁 울렸다.
"유비의 진채는 산세를 따라 700리에 걸쳐 이어져 있다. 이제 뜨거운 불씨만 있으면 유비군을 전멸시킬 수 있다. 오늘 밤, 각 군은 마른 풀 다발과 불씨를 가지고 돌격한다."
그 순간 모든 장수는 육손의 계책에 탄성을 질렀다.
"대도독!"
동오의 장수들 기억 속에는 적벽대전에서 조조의 대군을 일망타진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다. 그런데 유비의 공격을 받아 멸망의 위기에 처한 동오군 앞에서 육손이 '화공'을 들고 나온 것이다. 그동안 동오의 장수들은 육손의 능력에 대해 반신반의해 왔다. 그러나 육손의 화공책을 알게 되는 순간 모든 오해가 풀려나갔다. 육손은 그동안 수비만을 고집하고 패전을 유도하며 시간을 끌며 더위를 기다렸다가 유비군이 숲 속으로 진채를 옮기도록 기다린 것이었다.
"화공이다! 유비의 700리 진채가 700리 불길로 변할 것이다. 한 놈도 살아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유비군을 전멸시킬 때까지 우리 강동 자제들은 한 발짝도 물러나서는 안 된다! 형제들, 오늘밤이야말로 그동안 죽어간 강동자제의 원한을 갚는 날이다! 유비를 죽이자!"
수개월 동안 패전을 거듭하며 승리에 목말라 있던 동오의 군사들은 결사항전의 결의를 다지며 출격했다. 깊은 밤 신호에 따라 동오군은 유비의 진채를 향해 불씨를 당겼다. 불길은 순식간에 번져나가 모든 숲과 산이 불바다가 되었다.
"폐하, 불이 났습니다! 동오군의 습격입니다. 어서 몸을 피하셔야 합니다!"
다급한 보고에 눈을 깬 유비는 깜짝 놀라 밖으로 나왔다. 이미 사방은 불바다가 되어 있었고 동오군의 야습이 시작되고 있었다. 자다가 갑자기 습격을 당한 유비의 군사들은 불길 속에서 싸워보기는커녕 도망가기에 바빴다. 동오군들이 소리쳤다.
"유비를 잡아라! 촉제를 잡아라!"
유비의 장수들은 동오군의 빗발치는 공격 속에서 유비를 호위하며 도주를 뚫었다.
"폐하를 호위하라. 폐하를 지켜야 한다!"
그러나 동오군의 추격이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유비의 곁에는 이제 백여 명밖에는 남아 있지 않았다. 유비는 장수들의 호위를 받으며 백제성으로 도주하여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제갈공명의 서신을 가진 마량은 그제야 당도했다.
"흐흐흑. 폐하 제가 너무 늦게 당도했습니다!"
제갈공명의 편지를 읽어본 유비는 두 눈을 감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제갈공명의 말을 듣지 않고 전쟁을 일으켰던 것이 참으로 후회스럽다. 이릉대전은 내 일생일대의 참담한 패배다. 육손의 화계가 내 모든 꿈을 불살라버렸다. 그 옛날 내가 동오와 함께 화공을 도모해 조조를 물리쳤건만 어찌 적벽의 화공을 잊어버리고 방심했던가!'
유비는 통탄했다. 그러나 적벽대전 후 조조에게 재충전의 시간이 허락되었던 것과 달리 이릉대전에서 패배한 유비에게는 시간이 별로 남아 있지 않았다. 연로한 나이에 수개월 원정길에 죽음의 고비를 넘긴 유비의 기력이 급속도로 쇠해졌다. 유비가 지나친 자만으로 판단력을 잃은 결과 그의 꿈은 이릉에서 막히고 말았던 것이다.

 

이릉대전
夷陵大戰


한중왕 유비가 동오를 침공하였을 때 향방을 결정지었던 이릉 일대의 대전. 일명 효정전투(猇亭戰鬪). 유비는 '관우의 복수와 형주 수복'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동오원정에 나섰는데 처음에는 백전백승이었으나 동오의 신임 대도독 육손이 공격에 응하지 않고 시간을 끌자 전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육손은 화공책을 써서 숲에 진채를 세운 유비군을 전멸시켰다. 백제성으로 도주하여 목숨을 건진 유비는 실의에 빠져 있다가 223년 사망했다. 이릉대전의 대패 이후 촉한은 멸망할 때까지 다시는 형주로 세력을 넓힐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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